도전이란 단어는 늘 멋지게 들리지만, 실제로는 불확실하고 지치는 일이 반복되는 과정입니다. 나는 아직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고, 누군가 보기엔 그저 제자리를 맴도는 것처럼 보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나는 지금도 ‘도전 중’이라는 사실만으로 내 삶이 충분히 의미 있고 멋지다고 믿습니다.
결과가 없다는 이유로 나를 깎아내리던 시간들
우리는 결과로 삶을 증명해 내는 사회 속에서 살아갑니다. 몇 등을 했는지, 얼마를 벌었는지, 어디까지 올랐는지, 어떤 타이틀을 달았는지가 곧 그 사람의 가치를 가늠하는 척도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도전을 시작할 때는 설렘과 의지가 가득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결과가 없다는 사실에 스스로를 부끄럽게 여기게 됩니다. 나 역시 그랬습니다. 퇴사 후 새로운 방향을 찾아 이것저것 도전했지만, 아직 누구에게도 설명할 수 있는 확실한 ‘성과’는 만들지 못했습니다. 누군가는 창업을 했고, 누군가는 책을 냈으며, 또 누군가는 방송에 출연하거나 수십만의 팔로워를 얻었습니다. 반면 나는 여전히 매일 루틴을 만들고, 작은 프로젝트를 시도하고, 글을 쓰며 ‘가능성’이라는 이름의 과정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럴 때면 내 안의 목소리는 이렇게 말합니다.
“언제까지 준비만 할 건데?”,“그렇게 해서 뭘 만들 수 있긴 할까?”,“계속 도전만 하다가 끝나는 거 아냐?”
이런 질문은 외부에서 들려오는 게 아니라, 내 안에서 나를 향해 쏘는 칼날이었습니다. 결과 중심의 사고에 익숙해진 나는 도전을 ‘증명되지 않은 상태’로 여기며, 그 자체를 스스로 깎아내리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나는 그 사고방식을 조금씩 바꾸기로 했습니다. 성과가 없다고 실패는 아니며, 결과가 없다는 건 아직 길 위에 있다는 뜻일 뿐이라는 생각을 자주 떠올렸습니다.
내가 도전하고 있다는 사실이 나를 지켜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시도하고 있다.”이 문장은 내가 흔들릴 때마다 스스로에게 해주는 가장 강력한 위로입니다. 새로운 글을 쓰고, 낯선 기획을 세우고,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콘텐츠를 제작하며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불안을 감수하고 있는 나는, 결코 멈춰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사실 도전이란 반짝이는 의지보다는 일상 속의 끈기에 더 가깝습니다. 이루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전제를 안고도 다시 한번 시도해 보는 마음, 칭찬도 보상도 없이 자기 시간을 투자해 움직이는 의지, 매일같이 생기는 회의감 속에서도 “그래도 해보자”는 결심을 하루 단위로 갱신하는 용기. 그것이 내가 지금도 지니고 있는 도전의 모습입니다. 누군가는 도전이란 단어를 거창하게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나는 이제 압니다. 도전은 어디론가 떠나는 것이 아니라, 어제보다 조금 더 나은 나를 향해 매일 걷는 행위라는 것을요. 그래서 나는 결과가 없더라도, 내가 도전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나의 삶을 지켜주고 있다는 것을 믿습니다. 그 도전 덕분에 나는 아직도 무너지지 않았고, 그 덕분에 나의 하루는 지금도 ‘살아 있는 시간’으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과정에 집중할 때 비로소 보이는 것들
도전의 과정은 느리고, 불완전하고, 때로 지루합니다. 하지만 그 안에 집중하면, 작지만 명확한 변화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예전에는 글 한 편을 쓰는 데 며칠이 걸렸다면, 지금은 단어를 고르는 속도가 빨라졌고, 감정을 풀어내는 방식에도 나만의 리듬이 생겼습니다. 낯설었던 분야에 이제는 친숙함이 생기고, 과거의 내가 망설이던 선택들을 조금 더 과감하게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도전이 나를 어디로 데려가는지는 아직 모르지만, 그 과정이 분명히 나를 단련시키고 있다는 사실은 확실합니다. 무엇보다도, 나는 과정 속에서 나의 한계를 자주 마주했고, 나의 가능성을 조금씩 발견했고, 삶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는 것을 느낍니다. 도전은 나에게 ‘될 것 같은 일’이 아니라 ‘되게 만들고 싶은 일’을 붙잡는 힘이 되었고, 이제는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내가 이 길을 계속 걷고 있는 한, 그 자체로 나는 이미 어떤 완성을 향해 가고 있는 중이라고 믿게 되었습니다. 그 믿음이 나를 다시 일으키고, 다음 도전으로 이어집니다.
나는 아직도 도전 중입니다.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멋진 사람입니다. 결과로만 나를 증명하던 시대에서 벗어나,‘과정을 살아내는 사람’으로서의 나를 더 믿기로 했습니다. 비록 지금 당장은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없더라도, 나는 매일 나의 가능성과 마주하고 있고, 그 자체가 나의 성장이라는 것을 이제는 알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완성된 결과로만 삶을 바라보겠지만, 나는 오늘도, 과정의 한가운데서 가장 진짜 같은 나를 만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