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사 이후, 명함도 직함도 없는 ‘나’로서의 시간을 처음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직장을 벗어난 나는 과연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잘하는 사람일까? 이 글은 그 물음과 정면으로 마주하며 스스로를 알아가기 시작한 시간에 대한 기록입니다.직장을 그만두자, 나는 '무엇도 아닌 사람'이 되었다 퇴사를 하기 전까지, 나는 늘 나를 소개할 수 있는 ‘무언가’를 갖고 있었습니다. 회사 이름, 팀 이름, 직무, 맡은 프로젝트. 누군가 나에게 “무슨 일 하세요?”라고 물으면 어렵지 않게 대답할 수 있었습니다. 그 직함은 나의 일상이었고, 동시에 나의 정체성이기도 했습니다.하지만 퇴사를 하고 나서 처음으로 그 질문이 막막하게 다가왔습니다.“요즘 뭐해요?”이 질문 앞에서 나는 한참을 머뭇거렸습니다. ‘쉰다’고 하자니 너무 무의..

퇴사를 했다는 말을 꺼내는 순간, 다양한 반응들이 돌아옵니다. 어떤 반응은 따뜻했고, 어떤 반응은 의외로 불편하게 다가왔습니다. 이 글은 퇴사 사실을 알렸을 때 받았던 실제 반응들과, 그 속에 숨겨진 마음의 결을 솔직하게 풀어낸 이야기입니다. “와, 부럽다!” – 겉으로는 부러움, 안으로는 복잡함 가장 많이 들은 말 중 하나는 “와, 진짜 부럽다”였습니다. 회사 다닐 때 늘 지쳐 보였던 친구, 일주일에 세 번은 퇴사하고 싶다고 말하던 동료들이 그렇게 반응했습니다. 처음엔 그 말이 위로처럼 들렸습니다. ‘내가 잘한 선택이었구나’ 싶은 확신도 생겼고요.하지만 대화를 조금만 더 이어가 보면 그 ‘부럽다’는 말은 단순한 감탄이 아니었습니다. “나는 못 그만두지”, “나는 책임질 게 많아서”라는 말이 꼭 따라왔고..

퇴사 후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하루의 구조였습니다. 더 이상 정해진 출근 시간은 없지만, 무너졌던 일상을 다시 세우기 위해 나만의 루틴이 필요해졌습니다. 이 글은 자유시간을 재구성하며 만들어낸 루틴이 내 삶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돌아보는 기록입니다. 아침 9시가 사라진 시간표, 처음엔 막막했습니다 퇴사를 하기 전, 내 하루는 철저하게 외부의 시간표에 맞춰져 있었습니다. 아침 7시에 일어나 씻고, 출근 준비를 하고, 9시까지 사무실에 도착해야 했습니다. 점심은 회사의 점심시간에 맞춰야 했고, 퇴근 이후의 시간도 피곤함 때문에 온전히 내 것이라 부르기 어려웠습니다. 그렇게 나는 늘 '정해진 시간에 존재해야 하는 사람'이었습니다.하지만 퇴사 후, 그 시간표가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아침 9시는 더 이상 ..

조용히 퇴사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처음엔 불안과 설렘이 공존했고, 그 사이에서 여러 감정의 파도를 지나야 했습니다. 이 글은 퇴사 직후의 나와 지금의 나를 비교하며, 1년 동안 어떻게 감정과 태도가 변화했는지 돌아보는 기록입니다. 퇴사 직후의 나: 자유 앞에 설렘과 불안이 교차하던 시간 퇴사를 했을 때, 가장 먼저 찾아온 감정은 해방감이었습니다. 더는 지긋지긋한 회의에 끌려 다니지 않아도 되고, 아침마다 출근 전쟁을 치르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만으로도 숨이 쉬어졌습니다. 마치 긴 수영 끝에 물 위로 얼굴을 내민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드디어 ‘내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는 안도감이 컸습니다.하지만 설렘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며칠간은 느긋하게 잠도 자고, 늦은 아침을 먹고, 동네를 산책하며 휴가 ..

퇴사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삶의 시작이지만, 어느 시점에서 누구나 멈춤과 흔들림을 겪게 됩니다. 정체기와 슬럼프는 ‘퇴사자의 숙명’처럼 찾아오며, 때로는 다시 돌아가야 하나 하는 현실적인 고민과 자존감의 균열을 유발합니다. 이 글은 그 불안의 시간 속에서 내가 마주한 감정과 내린 선택에 대한 기록입니다. 처음의 설렘은 사라지고, 멈춰 선 감정만 남았을 때 퇴사 후 처음 몇 달은 새로운 삶에 대한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했습니다. 하고 싶던 일을 해보고, 나만의 루틴을 만들어가며 느끼는 자유로움은 직장 생활 동안 느낄 수 없었던 짜릿함이었습니다. “드디어 내가 주도하는 삶을 시작했구나”라는 감정이 매일을 채웠고, 그동안 억눌려 있던 것들이 하나둘 회복되는 느낌도 들었습니다.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설렘은 ..

퇴사 후 긴 시간 동안 수입이 없는 삶을 경험하며, 돈이 주는 심리적 안정감의 크기를 새삼 체감했습니다. 무작정 좋아하는 일을 해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했고, 작더라도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현실적인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이 글은 수입 0원의 삶에서 작은 부업으로 다시 발걸음을 뗀 그 첫날의 기록입니다. 수입 0원의 시간, 처음으로 불안이 현실이 되다퇴사를 결심했을 당시만 해도 ‘조금 쉬었다가 천천히 방향을 잡아도 괜찮다’고 스스로를 다독였습니다. 다행히 목돈은 조금 있었고, 몇 개월은 버틸 수 있을 거라는 계산도 있었기 때문에 초반엔 그리 큰 두려움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상황은 조금씩 달라졌습니다.첫 한 달, 두 달은 '쉬는 시간'이라는 명분이 있었지만, 세 달이 지나자 통..